북한이 우리나라 월드컵 16강전 중계 이유
북한이 한국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처음 녹화해 중계했다.
한국이 1-4로 패한 6일 새벽 브라질과의 16강전이었는데, 북한은 별다른 편집 없이 100분짜리 경기 대부분을 내보내고 우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이름까지 거론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 TV는 7일 밤 한국 대표팀과 브라질의 경기를 거의 편집하지 않고 내보냈다. 카타르 도하 974 경기장에서 경기가 열린 지 하루 만에 기록됐다.
방송에 앞서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손흥민을 포함한 한국(한국팀) 선수들을 소개했고, 손흥민이 브라질 대표팀 주장 티아구 시우바와 악수하며 대화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TV는 거의 100분의 경기를 중계했고 선수들의 경력과 움직임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전달했다.
경기 중계 초반에는 태극기가 흐려졌지만, 경기 중에는 현대차의 관중석 광고가 편집되지 않았다.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방송 내용과 형식을 지휘한다. 한국이 8강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한국이 크게 패한 경기를 중계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남한 팀이 경기하는 어떤 경기도 중계하지 않았다.
한국이 속한 H조의 순위를 소개할 때는 한국을 언급하지 않고 한 팀으로 지칭했고, 다른 나라 경기에서는 관중석의 태극기와 현대차 광고가 흐릿했다. 앞서 북한이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을 보도할 때도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공연을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 TV의 월드컵 중계는 국제 축구연맹(FIFA)의 요청과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의 배려 때문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의 경우 TV 중계권료로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다.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은 1200억원대로 알려졌다. 통상 북한이 아시아 태평양 방송 연합(ABU)에 방송 지원을 요청하면 한반도 방송권을 가진 지상파 3사가 지원에 합의했다. 국제 축구연맹(FIFA)이 국내 지상파 3사(KBS·MBC·SBS)로부터 한반도 중계권을 양도받아 북한 내 중계권을 허용했다. 2019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도 한국과 맞붙었던 북한은 코로나19로 이듬해 4월 남은 경기를 모두 포기했다.
북한 월드컵 경기 반영 내용 세부 설명
북한이 월드컵 개막 이후 처음으로 조선중앙TV를 통해 남한의 경기를 중계했다.
한국의 경기를 무시하던 북한이 우리가 브라질에 패한 16강전을 녹화해 중계한 이유를 북한 기자 안정식 씨가 짚어봤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7일 밤 북한에서 녹화 중계됐다.
브라질과 한국의 16강전을 보내드립니다] 북한이 한국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월드컵 개막 이후 처음이다. 월드컵 초반 한·미·일전을 제외하고 중계를 해오던 북한이 뒤늦게 미국·일전 중계에 나섰지만 한국팀의 조별리그 3경기는 끝까지 중계되지 않았다.
북한이 한국의 16강 경기를 중계하기로 한 것은 북한 축구팬들에게도 관심이 많은 브라질 대표팀의 국제 축구연맹(FIFA) 랭킹 1위, 한국팀이 브라질에 큰 차이로 패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 TV는 이날 경기를 비교적 중립적으로 중계하며 한국팀의 골 기회를 담담하게 전달했다. 브라질 팀의 문 앞에 짜릿한 장면이 펼쳐졌다. 손흥민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담겼다. 조선중앙 TV는 손흥민이 주장인데 나이는 30살이고 키는 183cm입니다. 그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을 한국팀의 주축 선수로 소개한 조선중앙TV도 브라질팀의 집중 수비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 TV는 브라질 수비수들이 손흥민을 철저히 수비하고 있어 손흥민의 리듬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SBS 등 지상파 3사가 한반도 월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지만 국제 축구연맹은 지상파 3사로부터 북한 내 중계권을 양도받아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